(28) 이충성의 결승골.. Tokyo Drift Life

한일전을 일본에서 보는것은 정말 가시밭 길이었다.
실제로 나 혼자 한국인에 같이 보던 둘은 일본인.

평상시 남을 배려하고 말을 돌려한다는 인상이 강한 일본인이지만  PK골을 성공시켰을때
내가 "들어갔다!!" 하고 기분 좋게 말했는데 돌아왔던 "들어갔어?? 놓쳤으면 좋았을걸.." 하는 소리를 듣고 -_-
같이 볼 기분이 확 식어서 방에 올라가서 네이버 문자 중계로 봤다.

평상시 한국음식이나 한국드라마 좋아하고, 한국에 대한 인상도 좋은 애들이지만
역시 나라가 갈리다보니 속내가 그대로 드러나더라.
그래도 한국인이 앞에 있는데 그 말투는 뭐니..
난 일본 결승전 볼때 그러지 않았단다, 애들아..ㅜㅜ

ㅠㅠ 열받는 심판 판정에, 드라마 같던 동점골에, 승부차기까지 갔던 한일전.
운이 좋아서 일본이 결승전 진출한거지 우리나라도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ㅜㅜ
선수들 경기끝나고 우는거 보고 듣고 얼마나 짠하던지 ㅜㅜㅜㅜㅜㅜㅜ

여튼, 그제는 요코하마에 한국에서 오신 교수님 만나러갔다 온 후 그 다음날은 미친 듯이 잤는데,
밤 12시쯤 잠이 깨서 -_-;; 거실로 내려왔더니 나보고 "축구 보러 내려왔어?" 래더라..
내가 " 무슨 축구???????"하며 TV를 보니 딱 일본 결승전 시작 -_-;

아놔...우리나라 경기도 제대로 못봤는데 일본 결승전을 내가 연장전까지 볼 줄은 몰랐네;;
전날 하루종일 잔 탓에 더 자기는 도저히 무리였고, 그렇다고 방에 간다해도 내 스페이스는 침대밖에 없기 때문에 별 관심없지만 일본 결승전을 보게 됐음...ㅜㅜ

감상은 골키퍼 무서워.-이충성 골 -호주는 스피드도 빠르고 골 기회도 많았는데 왜 골을 못 넣었니...정도?

일본 골키퍼는 평상시 얼굴이 무섭다.-_-;
늘 미간에 주름이 진 인상 쓴 얼굴인데 경기 끝나고 첨으로 웃는 얼굴 봤음..
난 골키퍼가 해외에서 선수생활하는 것도 첨 봄.
가와사키가 잘 막긴 하던것 같지만 얼굴이 무서운건 무서운거임.
-_- 인상 좀 펴고 다니면 좋을 것 같은데;

이충성이 골 넣을때는 정말 노 마크였다. -ㅅ-
별로 인지도가 없어서 마크하는 사람이 없었나 하는 생각까지 들고, 시원하게 들어간 골이 일본 결승을 알리는 신호가 되서
미묘한 이 기분 ㅜㅜ
이름 보고 혹시 자네, 한국인.....인가효? (조선족, 북한사람일 수도 있지만..) 이런생각 들고..

호주는 아시아 대륙에 낀다는게 미묘하게 느껴지는데 중동쪽도 그렇지만 백인=아시아인? 이라는 생각이 안들어서...
일본애 중에 호주가 아시아에 안껴있으면 아시안컵 재미없을거라는 이야길 했는데
'언제나 일본이 우승하니까' 라는 투로 이야기 해서 좀 욱 -_- 했네.
나중에 다른 애가 '한국 아니면 일본이니까' 라고 정정하긴 했지만(그래, 그거야!)

스포츠에 언제나 강자, 승자가 정해진 건 아니란다, 애야! 라고 말해주고 싶었음.
여튼 호주애들 키도 크고 빠르기도 하고, 슛도 많이 쏘던데 왜 골을 못넣니!!!ㅠㅠ

뭐니뭐니해도 내가 본 일본 결승전의 포인트는 이충성이었다.

다른 때같았으면 일본 언론에서 결승골의 주역! 천재 축구 선수!! 이러면서 스페셜 방송, 뉴스 인터뷰 등등
온갖 매체를 동원해서 떠들었을법한데 역시 조용하더라.

일본에서 뭔가 띄워주는데는 TV방송만한게 없는듯.
아주 그냥 신격화 시킬 기세로 쏟아내는데-_- 그걸 보면 없던 관심도 생길것 같은 느낌?
그런게 이 충성에게도 향해졌더라면 앞으로의 선수 생활도 순탄할텐데 내가 본 바로는 없다.-_-

같이 경기볼때 결승골 넣었는데도 선수에 대한 코멘트는 없던 일본인들.
내가 이름이 이상하네? 라고 떠봤더니 그때서야 몇마디 하던데..
그것도 첨엔 중국인?으로 시작해서 내가 한국식 이름이라고 말하니 넷에서 찾아보고 재일교포 4세 인걸 알게 되었다.

이 충성선수가 일본에서 축구 선수로서 별로 유명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여튼 한국계가 아니고 일본에 귀화했으니 이름 자체도 일본식으로 바꿨으면 대접이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로 일본의 예능, 체육인 중에는 꽤 한국계가 많지만 귀화한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식으로 이름을 바꾼다.
나중에 커밍아웃을 하더라도 현재를 위해서는 그게 기회가 많으니까.

교포1,2세도 아니고 4세가 한국이름을 그대로 가지고 일본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것도 대단한 일인것 같다.
재일교포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나 일본인도, 한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위치에 있으니까.

우리나라에서는 반 일본인이라고 , 일본에서는 반 한국인이라고 이래저래 기회를 얻기 힘들고 
뭔가 달성했어도 맘 놓고 기뻐할 수도 없는 선수 입장도 좀 이해가 됐다.

이 충성도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했었지만 일본에서 나고 자란 탓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일본에 귀화하고 일본쪽을 택한것이지만 일본에서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면서
정작 제일 중요할때에 활약해놓고도 다른 선수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것도 안타깝다는 느낌?
(결승골 보다 국적, 이름 때문에 스포트라이트 아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느낌도 미묘하고..)
결승의 제일 중요한 골을 넣었는데 반응이 왜 이러니 -_-........

무슨 일에 종사하던 정작 우리나라 안에서 활동하고 있을때는 이래저래 기회를 주지 않거나 무시하거나 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잘 되면 한국계!! 라면서 잠깐 반짝 관심을 보이는것도 좀 바뀌어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지 이충성 선수가 [일본인, 한국인이 아니라 축구선수로서 여기에 있다] 라는 말을 한 의도도 충분히 이해된다.
한국에서 선수 생활도 했었고 그게 잘 풀리지 않아 옮겨간 일본에서 계속 선수 생활 및 삶을 이어나가야 할 그이기에
어느쪽이던 조심스러울 수 밖에.

한국은 그의 조상, 그리고 잠깐 이지만 몸 담았던 과거, 일본은 앞으로 살아갈 미래.
재일교포를 보는 일본의 눈, 우리나라의 눈을 보며 아직 변하지 않은 인식등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 준 이충성의 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