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자.

< 뭐라도 붙잡고 울고 싶을 때.jpg>


천안함 구조 동영상이 새롭게 공개 된 것이 인터넷 뉴스에 떳길래 그걸 봤다.

진짜 암흑이더라. 아무것도 안보임.
영상만 나오던 저번 동영상에 비해 현장음까지 함께 촬영된 이번 동영상은
급박했던 그 순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호루라기 소리, 확성기 소리, 헬기 소리, 사람들의 고함소리 등등이
현장의 아수라장을 대변하고 있었다.ㅠㅠ

해경이 가서 서치 라이트를 비춰도 비춘 부분뿐,
다른 것은 온전한 암흑인 그곳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군인들.
안쓰럽고 또한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동영상을 보니 그 상황에서 갑판에 나오고,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배에 매달릴 수 있었던 것만 해도 기적인것 같다.
먼저 살겠다고 발버둥 안치고, 부상 당한 사람 도와주고,
상사의 말에 잘 따라줘서 이만큼의 생명이 살아남은 것 같다.
다들 너무 대견하고 고맙다..살아있어줘서 정말 고맙다.

아직 저 차가운 바닷속에 있을 실종자들, 그들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
순직한 UDT대원, 그 유가족들.
생판 모르는 남인데 보면 눈물이 뚝뚝 난다.
무슨 말로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실종자들이 어서 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살아서 돌아오길 빈다.
그리고 순직하신 고 한준호 준위님께도 명복을 빌며, 가족들이 힘내셨으면 좋겠다.

사실 요새 병원을 다니느라 서울을 자주 오가는데(면접으로 오갔으면 좋았을련만.)
며칠 전 서울행에서 집에 내려오는 차안에 한 군인이 타서 보게 됐다.

카라멜 마끼아또 같은 음료를 쪽쪽 빨던 군인인데 왜 그렇게 애처럼 보이던지 -
딱 봐도 이등병 포스의 군복만 입혀놓은 애 같았다.
전엔 군인 = 군인 아저씨. 라고 해서 동심의 다리를 건너
 영영 돌아오지 못할 어른의 계단을 밟은 사람들이 떠올랐는데 정말 오랫만에 애같은 군인을 봤다.
아니, 내가 나이 든 것이겠지만.

어쨌든 요즘 천안함 사고도 있고 해서 그 군인 보니까 또 짠해지더라.
난 지인이나 남친이 군대에 있을때도 자주 편지 않하고 그랬는데
이제와 돌이켜보면 편지라도 많이 써줄껄 그랬다...

여튼 이젠 거의 모든 군인이 내 아래 또래라, 내가 아줌마 소릴 들으면 들었지
그들이 아저씨 소리를 들을 일이 없게 된 지금,
나이 어릴 때 그들에게 농담이라도 '아저씨' 소리를 했던 일을 반성하게 된다
ㅠㅠ 미안해, 애들아.

사회에서 공부하고, 놀고 먹고 마실 동안 그네들은 구르고, 뒹굴고,
하고 싶은거 못하고, 먹고 싶은것 제대로 못먹고 나라 지키느라 힘들게 지냈을테니까.
그런 일하다가 천안함 사고 같은 경우 가족도 못볼 지경에 이르른거고...

딱 한번 가본 신병입대소에서 사람들이 엉엉 우는 모습이 다시금 기억나는 저녁이다.
그땐 죽으러가는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참 무서운 곳이 군대인것 같다.

군인애기들아, 힘내자.
너희 덕분에 이렇게 살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