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나는 사실 인간에게만 관대하다.
뭔 뻘소리냐고 물으신다면 ARS는 안녕...하는 순간 끊어버린다는 소리 되겠다.

요새 선거철이라 그런지 정치적 설문조사 전화가 한두통씩 온다.

보통 ARS로 1번 무슨당 2번 무슨당 3번.....
당신의 지지정당은 어듸? 당신은 누긔? 1번 남, 2번 여
......이런 식으로 기계가 읊어주잖아?

난 그런건 가차없이 끊어.
기계아가씨가 안녕....하고 인사하기도 하기 전에 끊어버리는 나란 뇨자, 쿨한 뇨자.

근데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하면 그냥 끊지는 못해.
일단 인간 대 인간으로서 전화기 너머로의 대화를 시도하지.

보이스 피싱 전화도 몇번 받아보고 설문조사도 받아보고 기타등등 전화도 받아보는데
CS직종이 원래 좀 그렇잖아.
자기 잘못도 아닌데 욕먹는 경우도 많고, 제대로 받아주는 것도 아니고.
나라도 받아줘야지...하고 받음.

그래서 며칠 전 한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안녕하세요, 선거철을 맞아 설문조사를 실시하는데 시간 좀 내주세요..."

라고 사람이!! 인간이!! 말을 하길래 무려 오케이를 하고 전화를 받아주었다.

4~50대 정도 되보이는 목소리의 아줌마가 성별과 나이를 묻더니 지지 정당이 어디냐며 읊어준다.
1번 한나라당, 2번 민주당 ......................뒤는 순서 모르겠고.

여튼 열개는 안되는 정당을 쭉 읊더니 지지정당이 어디냐고 묻길래
사실 콕 찝어 열렬히 지지하는 정당따윈 없지만, 그래도 그 중 하나를 찝어서 말을 해주니....


아......그래요? 하고 끊어버린다?



이건 무슨 시츄에이셔어어언?



내가 쫌 소수정당, 그것도 있었나 싶을만큼의 소수정당을 찝어 말하긴 했지만
그 말 듣고 저렇게 끊는건 어느나라 설문조사 방법?

원하는 대답이 안나와서 그러는건가? 그 정당 아니면 더 진행 할 의미가 없는 설문조사?
그러고보니 설문조사 기관도 안말했지, 설문조사 기관 퓔이 안나긴 했어.
그래도 사람 대 사람으로 시간 내서 받았는데 저렇게 끊어버리니 있던 정도 뚝 떨어지겠다.
무슨 설문조사가 저래?

어디서 또 이상한 설문조사에 내 대답도 들어가 있는건 아닌가 몰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