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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전경에게

아래에도 써놨지만 의/전경 출신의 지인도 많고, 나름 지인들을 통해 의/전경의 고충 많이 들어왔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의전경의 입장을 전부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나마 알고 이해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위에서 시켜서 하는거지, 좋아서 하는것이 아니지 않는가...
라는게 나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본다.

요새 들어 웹에 의전경 출신의 글도 많이 보이고 사진도 보인다.
사태가 사태인만큼 의전경을 몰아세우기도 그렇고, 시위대만 나쁘다고 볼 수도 없기 때문에 양쪽 모두 피해자고 다들 주장하는 바에 일리는 있다고 생각된다.

사실 자신이 의전경 출신임을 밝히며 이해한다고, 미안하다고 밝히는 그 팻말은 보면서 짠했다.
사진 보면서 그래,정부탓이지 저기서 대치하고 있는 시위대나 전경 탓은 아니잖아? 하고 동감했다.

그런데...
오늘 웹을 돌다가 못 볼 것을 봤다.

한 전경의 싸이가 인터넷에 까발려졌는데, 싸이 캡쳐화면에 나온 글들..
시위대를 향해 "죽여줄게" 라는 말을 버젓히 써놓은 어느 전경.
시위대때문에 힘들다는 식으로 쓴 글에 방패를 위시한 글을 남긴 어느 전경.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들이 힘든건 이해하는데 그걸 꼭 그런식으로 표현했어야했을까.

시위하는 사람들 중엔 전경에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오히려 더 억울해야한다고,물병도 던지면 안된다고,예비군복 입고 오지 말라고
나름대로의 규칙과 소신을 가지고 행동하려는 사람들인데 왜 거기에 그렇게 분노를 쏟아내야하는걸까.

그래, 한참 나이때 근래에 매일 늦게까지 잠 못자고 출동에, 진압에 투입되서 상관들한테 욕먹고,
이리저리 치여서 힘들고 해서 그래서 그렇게 짜증섞인 한마디를 내뱉은거라고 생각해버리고 싶다.

단어 선택이 좀 많이 삐뚤어지셔서 지금은 좀 매를 맞겠지만, 그가 진정으로 그런 맘이 있지는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

한참 좋을 나이때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면서 온 군대, 그것도 차출되서 온 기동대.
불만이겠지. 힘들고 짜증도 나겠지.
하필이면 많고 많은 곳 중에서 왜 거기고, 왜 자신이여야하는 자문도 많이 했을것이다.
한참 민감하고 생각많을 나이, 자신에게 닥친 이 상황이 버거울 수도 있다.
그래서 홧김에 그렇게 자신의 기분을 알아달라고 남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곁에서 같이 고생하는 동료나, 자신을 기동대에 보내놓고 걱정하는 부모님이나 여자친구, 그리고 맞은편에서 걱정해주는 얼굴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식으로 말하는건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튼...
이름모를 전경청년, 힘들지?
그치만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것이 꼭 전의경들을 힘들게 하기 위해 그러는 것 아닌거 알거라 믿어.

전의경들의 진압도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라는것도 모두 알아.
안할 수 없겠지. 하지만 조금은 그 반대편 사람도 생각해주고 이해해주고 되도록 부딪히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어쩔수 없겠지..
만약 부딪히게 되더라도 몸 조심하고 다치지 말길.

그리고 그런 전경의 싸이에 우르르 몰려가서 마녀사냥을 하는 것도 보기 좋지만은 않다.
잘못을 하긴 했지만 그걸 빌미로 또 다른 폭력을 낳을 필요는 없지않은가.
또 그러는 것은 전의경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 더 안좋은 결과를 낳을 수 도 있고.
그만큼 했으면 충분하다. 그 전경도 그 글을 본다면 뭔가 깨닫는게 있겠지..

옛날에 꽃을 달아줬듯 이번에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게 어떨까.
쇠고기 수입되면 가장 먼저, 가장 많이 들어가게 될 곳이 군대등 집단 급식을 하는 곳인데 전경들이라고 그게 좋겠는가.
전경은 의무때문에, 시위대는 권리때문에 서로 부딪히고는 있지만 결국은 원하는 건 같은거고, 잘못은 그 양쪽 집단보다는 졸속협상에 굴욕적인 협상을 한 잘나신 정부와 대통령에게 있으니..

밤새서 시위하는 사람들, 밤새서 진압해야하는 사람들 모두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다치지 않고,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길.
오늘밤도 거리에 있을 그들을 위해 빈다.


덧.저걸 봐서인지 이글루에 올라온 [밤 10시 이후에는 자진 해산하고 또 다시 모이자]라는 취지의 글이 더욱 눈에 들어온다.
하루이틀로 끝나지 않을 일이라면 서로에게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진행하는게 둘 모두에게 좋지않을까 싶다.
전경도, 문화제,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도 모두 다치지 않고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게..

by 雅美 | 2008/05/28 03:44 | 소소한 이야기 | 트랙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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