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의 기록

여기엔 내 오랜 옛날의 기록이 있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이곳에 온다.

 다른 몇몇 서비스가 몇 해를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면서 내 인생의 추억이나 기록, 성과물 같은 것도 같이 사라졌다. 아니, 사라지지 않았지만 증명하기 어려워졌달까?

그래도 이곳이 남아있어 감사하다. 몇 년 동안 꾸준히 썼던 블로그가 이곳 하나인 터라 잃을 것도 여기 하나뿐인 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퍼진 옛날을 주워 담으려 애쓰지 않아도 될 테니까.

나는 갱신은 하지 않더라도 간간히 들러 그때의 추억을 들춰본다. 정리 안된 중구난방의 주절거림과 주체 못 하는 감정의 기복이 글에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그래도 몇몇 사진과 글들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증명하기에 피식 웃으며 가볍게 넘겨 본다. 그때는 뭐가 그리 좋았던 것인지, 참 구구절절 길게도 써 놨다 싶은 것들을 보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금씩 겹쳐 본다.

그리고 가끔 밸리에서 아직도 꾸준히 활동 중인 다른 이글루 사람들을 보며 반갑기도, 신기하기도 하다. 어쩌면 이 공간에 애정마저 느끼는 듯한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 꾸준한 노력이 부럽다. 내가 쉽게 놓아버린 것들이 생각나서 말이지.

글로 많은 인연을 만들고 내가 알지 못하던 세상을 만나는 일은 참으로 어렵지만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일들이 가능했기에 나도 한동안 이 공간을 이용했던 것이겠지. 이젠 현실에 치여 살면서 거의 버려두다시피 한 공간이지만 예전처럼 다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뭐든 그냥 내가 있었던 일들을 혼자 풀어놓는 공간이라는 건 예전과 다르지 않으니까 늘 그랬듯 다시 시작하면 될 것 같고.

내가 있든 없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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